예전부터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왜 해루봇 아이콘은 기묘한 슬라임 모양인가? 해루는 슬라임과 모종의 사이라도 되는 건가?
우리 게임이랑 슬라임이랑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가? 뜬금없이 왜 ACT에 슬라임이? 에 대해서 비하인드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시초는 바로 이 아이템입니다.
저는 현재 아우라 렌 종족인데, 이 킹 슬라임 왕관과 사랑에 빠져서 즐겨 쓰고 다니는 유저입니다.
(근데 이 글 쓰고 얼마 안 돼서 라라펠로 종변했습니다. 세상에-)
드래곤퀘스트와의 콜라보로 이 아이템을 뿌렸다는데 사실 저는 드래곤퀘스트는 하나도 모릅니다.
그냥 이 슬라임이 너무 귀여웠어요. 옛날 메이플스토리 생각도 나고요.
약간 동글동글한 것을 좋아합니다. 슬라임도 그렇고 탈것은 아리만을 즐겨 탑니다. 아리만 너무 귀엽습니다.
온갖 개니 용이니 싹 쓸어 모으지만 결국은 아리만으로 돌아갑니다. 튜닝의 끝은 항상 순정이죠.
이렇게 자주 즐겨 쓰고 다니다 보니 각종 그림 선물에 빠짐 없이 등장하는 것이 바로 이 '킹 슬라임'인 것입니다.
본체의 머리 위에서 탱글탱글 흔들리는 슬라임 특유의 자태를 보세요. 특히 멍청한 눈매를 사랑합니다.
저 예의 동그랗고 순진무구하면서도 멍청해 보이는 눈망울이 바로 셀링 포인트!
아무튼 이렇게 슬라임에 죽고 못 사니 해루 = 슬라임이 된 것입니다. 본의 아니게 덕심(?)을 프로젝트에도 담아버렸죠.
유려한 곡선미를 표현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파일을 만들어냈는지 모릅니다.
원래는 막 이렇게 대충 그려봤다가 이것을 일러스트로 작업을 해보려는데 약간의 곡률로도 느낌이 확 다르더라고요.
아주 섬세한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그 결과가…….
흔한 디자이너의 폴더입니다. 파일명 정하기도 번거로워서 대충 때려 엔터 친 결과가 위와 같습니다.
별로 티는 안 나지만 아주 심혈을 기울인 끝에 여러분들이 흔히 봤던 '그' 아이콘을 채택했는데요.
그대로 쓰려고 하니 뭔가 새롭지 않았다 이 말입니다!
새로운 해루봇에게는 새로운 옷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만든 것이!
해루의 작명 비화를 대부분 모르실 텐데, 여기서 풀자면 그러니까 'Sun + Flour'입니다.
작명 이유가 굉장히 하찮은데 아이디 만들 당시에 해가 떠 있었고, 책상에 있던 과자 성분에 밀가루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합쳐서 지었습니다. 뭐 대단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짓고 보니 이제는 브랜드화가 되었네요.
해루스킨, 해루봇……. 또 다른 프로젝트인 해루XX 등.
어쨌든 해루의 '해'는 ☀️☀️☀️☀️☀️(태양)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해가 이렇게 방사형으로 쭉 뻗은 형태다보니 시선이 분산되더라고요.
빛의 표현 때문에 원형이 작아지니까 아이콘이 작아질 수록 잘 안 보인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작업 표시줄에 놓고 쓰려하니 덩어리감이 안 느껴져서 임팩트가 없었달까요.
참고로 우측 빨간 점은 '업데이트'를 표현한 것입니다.
해루봇은 '업데이트'를 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니까 추가를 했었는데, 아무래도 집중이 안 되는 감이 있죠.
공대원들에게도 아이콘을 추천해보라고 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받았었는데, 안타깝게도 생각 없이 공대 단톡방을 새로 만들면서 자료가 사라졌습니다. (멍청루…….)
결국 그래서 다시 돌아왔습니다.
예전 해루봇을 계승한다는 의미도 있고, 일단 귀엽습니다. 아이콘을 보고 있으면 뭔가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기분입니다.
실상 해루봇을 까 보면 다크 다크 해서 안 어울린다고 하시면 할 말이 없지만요. 😅😅😅
극강의 비율을 맞춰서 작았을 때도 컸을 때도 잘 보일 수 있게 만든 아이콘입니다.
최종 채택 안에서는 업데이트 원형이 조금 더 커졌습니다. 그리고 슬라임 실루엣은 놀랍게도 예전 해루봇과 동일합니다. 같은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디자인 느낌이 많이 다르죠. 그간 트렌드가 많이 변했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왜 슬라임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풀리셨나요?
단순한 아이콘을 만드는 작업도 색상 선택부터 형태, 질감, 배치 등 깊게 파고들면 생각할 것이 아주 많습니다. 많은 고민 끝에 세상에 나온 아이콘입니다. 그러니 새로운 아이콘도 많이 예뻐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안녕! 다음 글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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